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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인문학에서 성현의 지혜 찾기

포은선생시권 서〔圃隱先生詩卷序〕 본문

고전 문집/포은집(圃隱集)

포은선생시권 서〔圃隱先生詩卷序〕

고전 인문학 매니아 2023. 9. 8. 00:26

포은 정몽주는 고려 후기의 문신이었습니다.

 

포은선생시권 서문은 권채(權採)가 작성한 부분을 발췌했습니다.

 

세종 시대의 문신이자 집현전 학자인 권채(權採)(1399~1438)는 학문도 깊고 매사에 반듯하여 많은 이들의

 

존경을 받았다고 합니다.  삼강행실도를 편찬하기도 한 인물입니다.

 

아래 내용은 권채(權採)가 오천(烏川) 포은(圃隱) 정 문충공(鄭文忠公)에 대하여 표현을 한 내용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특히 고려시대의 사직과 관련되어 "충의"라고 표한한 부분은 역사적으로 이례적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태종대왕이 충신전에 넣도록 한 부분과 문집을 작성하는 모습 또한 앞으로 좀 더 관심있게 살펴봐야 할 것 같습니다.

 

고려시대 대표 학자 포은 정몽주는 절개와 충의의 상징이 되었습니다.

 

포은선생시권 서〔圃隱先生詩卷序〕 중에서 발췌

우리 동방은 예악과 문물이 중국과 서로 유사하여 문학하는 선비들이 시대마다 없었던 적이 없지만, 그 재주와 덕이 모두 넉넉하며 이름과 실상이 서로 부합하는 사람이 몇이나 있었던가.
 
오천(烏川) 포은(圃隱) 정 문충공(鄭文忠公)은 고려 시대 말에 태어났는데, 자품이 순수하고 아름다우며 학문이 정밀하고 깊었다. 그 학문은 묵묵히 마음으로 깨닫는 것을 요체로 삼고 몸소 실천하는 것을 근본으로 삼아 성리(性理)의 학문을 동방에서 창도하니, 당시의 명현(名賢)들이 모두 추중하고 감복하였다. 예컨대 목은(牧隱)이 그의 강학을 일컬어 “횡으로 말하든 종으로 말하든 이치에 맞지 않는 것이 없다.”라고 하였고, 도은(陶隱)이 그의 인품을 논하여 매양 ‘달가(達可)의 탁월함’이라고 일컬었으니, 선생의 학문과 재주를 알 만하도다.
 
그 일을 실행한 자취를 말하면, 중국이 명나라로 바뀌는 초기와 고려의 국운이 어려운 때를 당하여 서쪽으로 남경(南京)에 조회하고 동쪽으로 일본에 사신 가서 어려운 일을 피하지 않았고 나라 걱정에 집안을 잊음으로써 공훈이 우뚝하여 동방의 백성에게 은혜를 끼쳤던 것에서 모두 상고할 수 있다.
 
고려의 운수가 장차 끝나려 하고 하늘이 조선의 성덕(聖德)을 열어 줄 때를 당해서는 한 몸으로 오백 년의 종묘사직을 홀로 담당하여 끝내 시퍼런 칼날을 밟아 큰 절개를 온전히 하였기에 늠름한 충의(忠義)의 기상이 뜨거운 태양과 빛을 다투었으니, 참으로 이른바 “사직을 책임진 신하는 성쇠(盛衰)의 운수와 관계가 있어 그가 태어날 때에는 유래함이 있고 그가 죽어서는 되는 바가 있다.”라는 것이다.
 
선생의 일생이 대략 이와 같으니, 도달한 경지가 깊고 지킨 것이 확고하여 위로 하늘에 부끄럽지 않고 아래로 사람에게 부끄럽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마음속에 간직한 것이 이와 같기 때문에 문장으로 드러난 것이 웅심(雄深)하면서도 아건(雅健)하고 혼후(渾厚)하면서도 화평(和平)하며, 임금을 사랑하고 나라에 헌신하는 뜻이 언사(言詞)의 밖으로 넘쳐흘러 인륜과 세교(世敎)에 관계된 것이 매우 크니, 어찌 언어의 정밀함과 성률(聲律)의 공교함에 그칠 뿐이겠는가. 덕이 있는 사람은 훌륭한 말이 있어 이름과 실상이 서로 부합하며 문장과 도가 겸비되었다고 할 만하다.
 
우리 조선이 건국된 뒤에 태종대왕께서 그 절의를 아름답게 여겨서 특별히 봉증(封贈)을 더하며 자손을 녹용(錄用)하셨고, 우리 주상 전하께서 일찍이 도찬(圖讚)을 지어 〈충신전(忠臣傳)〉에 넣도록 명하셨고, 그 아들 정종성(鄭宗誠)이 유고를 편집하여 올리자 또 신에게 책머리에 서문을 짓도록 명하셨으니, 표창하고 가상히 여기신 것이 지극하고 극진하도다. 선생의 절의가 우리 조정으로 인하여 더욱 높아지고 성조(聖朝)의 덕이 선생으로 인하여 더욱 커지게 되었으니, 만세의 강상(綱常)의 도를 부식(扶植)하여 선비의 기풍을 면려하는 기틀이 실제로 이 일과 관련된 것이다. 그렇다면 이 문집이 세상에 전해지는 것이 어찌 작은 도움이 될 뿐이겠는가.

 

출처 : 한국고전종합DB, 한국고전번역원

* 한국고전번역원의 자료는 수익창출과는 무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