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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인문학에서 성현의 지혜 찾기

퇴계 이황은 주자의 학문과 사상을 이어받은 도학자입니다. 성리학 관련 분야의 고명한 견해와 학문으로 매우 유명한 인물입니다. 영남루는 경상남도 밀양시에 있는 누각으로 진주 촉석루, 평양 부벽루와 함께 조선의 3대 누각으로 꼽힙니다. 조선시대 후반기의 건축미와 규모를 대표하는 명승지이기도 합니다. 퇴계 이황이 영남루에서 귀한 손님을 맞아 연회를 베푸는 모습을 상상할 수 있습니다. 자연의 아름다움에 잔치의 흥이 더해져 멋진 구결로 춤을 추는 듯 합니다. 영남루(嶺南樓) 樓觀危臨嶺海天 / 누각은 영해 하늘 우뚝이 솟아 있고 客來佳節菊花前 / 좋은 시절 국화 앞에 객은 찾아왔도다 雲收湘岸靑楓外 / 소상강 언덕인가 푸른 숲에 구름 걷히고 水落衡陽白雁邊 / 형산 남쪽 흰 기러기 물은 떨어지누나 錦帳圍將廣寒月 / 비..

면암 최익현 선생이 유배를 가게 되는 심정이 잘 그렸습니다. 정치를 하게 되면서 심란했던 심정과 어려웠던 모습이 잘 표혔되어 있습니다. 일본 대마도 동쪽에 감옥에 가둬졌지만 가족들의 건강과 안위를 걱정하는 듯 합니다. 나랏일을 걱정하면서도 가정과 부모님을 생각하는 마음이 애닯습니다. 면암집은 최익현이 대마도 옥중에서 순국하고 그 이후에 간행되었습니다. 서울로 돌아가는 이 도사(李都事) / 원의를 작별함 野氓干時政 / 야인이 정치에 간여하니 朝著不從容 / 조정이 조용하지 못할 수밖에 衆咻如鼎沸 / 비방 소리는 물이 끓듯 하고 三司曁百工 / 삼사와 백관도 똑같은 소리 所以人心變 / 이 때문에 인심이 발칵 뒤집혀 多在禍色中 / 모두가 공포에 싸여 있네 君獨奚取我 / 어이타 그대만이 나를 취해서 有若乃己恫 / ..

화석정은 파주시 파평면에 위치하고 있으며 임진강이 내려보입니다. 율곡이이가 제자들과 학문을 논하는 등 여생을 보냈다고도 합니다. 화석정(花石亭)은 율곡선생이 8세에 지은 시입니다. 늦은 가을의 정취를 잘 표현하고 있습니다. 산과 강 그리고 기러기에서 당시의 마음과 심정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자연의 모습을 통해 자신의 모습을 담아내는 듯 합니다. 화석정(花石亭) 林亭秋已晩 / 숲 속 정자에 가을이 이미 깊으니 騒客意無窮 / 시인의 생각 끝없이 일어나네 遠水連天碧 / 멀리 보이는 저 물빛은 하늘에 닿아 푸르고 霜楓向日紅 / 서리 맞은 단풍은 햇볕 받아 붉구나 山吐孤輪月 / 산은 외로운 달을 토해 내고 江含萬里風 / 강은 만 리 바람을 머금었네 塞鴻何處去 / 변방 기러기는 어디로 가는가 聲斷暮雲中 / 저녁 ..

연암집(燕巖集)은 연암 박지원의 산문을 였은 문집입니다. 연암집은 기존의 판에 박혔 던 글투를 과감하게 탈피했습니다. 전통적으로 지켜야 했던 바르고 고운 문체보다는 거칠고 투박한 문체를 사용했습니다. 그리고 해학과 풍자적인 문구를 살펴볼 수 있습니다. 회우서록의 내용을 유심히 살펴보면 현재 우리가 처해있는 상황을 잘 표현하는 듯하니 시대의 흐름을 역주행 하는 주옥같은 글귀를 느껴볼 수 있습니다. 회우록서(會友錄序) 서문 일부 발췌 우리나라 36도(都)의 땅을 돌아보면 동쪽으로는 큰 바다에 임하여 바닷물이 하늘과 더불어 끝이 없고 이름난 산과 큰 멧부리들이 그 중앙에 서리어 있어, 들판은 백 리가 트이어 있는 곳이 드물고 고을은 천 호가 모여 있는 곳이 없으니 그 지역 자체가 벌써 편협하다 하겠다. 그런데..

완당전집은 조선후기의 학자, 서화가 김정희의 시, 서독, 제발 잡저를 수록한 시문집입니다. 그리고 제사(題辭)는 백성의 소장이나 원서 따위에 쓰는 관부의 판결이나 지령을 이르던 말입니다. 담연재시고 제사(覃揅齋詩槀題辭) 逸韻豪情各不同 / 뛰어난 운취와 호웅한 정이 각각 달라라 芙蓉初發自然紅 / 부용꽃이 막 피어 천연히 붉은 듯하네 句中別有開天眼 / 시구 속에는 따로 높은 안목이 열리어 萬竅玲瓏百節通 / 오만 구멍 영롱하고 온갖 마디가 통하도다 九載行吟大海湄 / 큰 바닷가에서 구년 동안을 읊조리어 珊瑚網盡鶴歸遲 / 산호를 다 거두어 학이 늦게야 돌아왔네 邇來逾得江山助 / 그후론 더욱 좋은 강산의 도움 얻었나니 捷惋西湖幾首詩 / 서호에선 슬피 탄식하며 몇 수나 지었던고 秦碑漢碣溯源流 / 진비와 한갈에는 원류..

현대 시대 기준으로 14세면 중학교 1학년 정도 나이일 것입니다. 14세의 나이에 이렇게 멋진 시를 지을 수 있었다는 사실에 다시 한번 감탄을 금할 수가 없습니다. 금강산의 1만2천봉우리와 자연 경관의 묘사가 함축적이면서도 섬세합니다. 금강산의 아름다운 자태와 속세를 벗어나 무위자연하려는 풍모가 보여지는 것 같습니다. 조선 시대 과거 급제의 수준을 가늠해 볼 수 있는 구결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동악을 그리며[懷東嶽] 다산 정약용이 14세 때 1775년 영조 51년의 작품입니다. 동악은 금강산을 가르킵니다. 東嶽絶殊異 / 동악은 여느 산과 너무도 달라 紫崿疊靑㟽 / 붉은 벼랑 푸른 봉 겹쌓였다네 雕鍥入纖微 / 새기고 깎은 공이 극히 섬세해 神匠洩機巧 / 조물주 묘한 솜씨 드러냈다네 仙賞委瀛壖 / 선경의..